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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박사(2003-01-06 15:59:43, Hit : 4554, Vote : 853
 올해의 첫 지리 산행...

새해의 첫 지리 산행.
새벽 어둠을 가르며 지리산을 향했습니다.
계속되는 폭설로 인해 지리산 전역 구간이 입산통제된 가운데
기상예보로 아마 오늘 일요일이지만
오가는 고속도로도 한산할 것이라는 생각과  
왕시루봉 구간은 통제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지역으로
그 유순한 등산길로 심설 산행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어
며칠 전 노고단에서 등반 했었던 코스를 역으로 하여
왕시루봉 그곳으로 올해의 첫 산행지로 정하고
구례의 문수사 입구 하죽마을로 도착했습니다.
오는 도중 기상예보와는 달리 이곳 지역은  
이미 눈을 그쳐있고 도로의 결빙을 염려 했었으나
도로 상태는 간간히 눈자취만 있을 뿐 양호 했었습니다.
섬진강은 한파로 인해 오랜만에 정지된 백색 얼음으로 변해 있습니다.
강 넘어 백운산은 흰눈으로 채색되어 있었고.
오늘 계획 산행 코스은
하죽마을-선교사 휴양촌-왕시루봉-느진목재-문수계곡-문수사-하죽마을
이렇게 원점 회귀로 정하였습니다.
하죽마을에 도착.
산밭을 가로 지르다 지능선의 길이 있어 가다보면
본능선과 합류되질 않을까 하고 발목까지 덮히는 눈을 밟아 올라가며  
산중 무덤으로 가는 길에서 두 번이나 속아
두시간이나 허비하여 오르락 내리락거리며 잡목을 헤쳐 나간게
아까웠지만 그래도 K2는 군소리 하질 아니하고 따라옵니다.
마을 윗길 포장도로로 다시 내려와
원래의 왕시루봉 들머리로 들어 갔습니다.  
이미 올라간 단체 산행팀이 있는 듯
오르는 눈길엔 발자욱이 어지럽게 찍혀있습니다.
들뜬 표정으로 따라나선 아침과는 달리
계속 처지기 시작하는 K2의 발걸음이
약간 신경이 쓰였지만 지나면 좀 나으려니 했습니다.
지난 가을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후 통증이 발생한 무릎이
재발되어 아프다고 합니다.
어쩔까 싶어 걱정되었지만 자기 때문에
나의 산행계획에 차질이 되는 짐이 되질 아니할까
꺼려하는 눈치를 보이며 괜찮다고 합니다.
일단 천천히 걸어 가는 걸로 유도를 합니다.
러셀이 잘된 눈길도 아니고 오를수록 쌓여져 있는 눈은 깊어가고
계속 발걸음이 처지는 K2입니다.
선교사 휴양촌에서 점심을 먹기로 계획 했었지만
시야가 트이는 능선 직전의 주목 군락 숲속에서
버너를 꺼내어 더운 점심과 휴식을 취한 후
K2의 다리 상태를 보아 산행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점심식사후 선교사 휴양촌으로 올라가서 양지 바른 곳에서  
비상용인 연고를 바르고 무릎압착밴드를 채우게 한 뒤
일단 산행계획을 그대로 진행하기로 합니다.
지금 무릎 상태로 보아 다시 되돌아 가는 코스인
계속적인 긴 구간의 내리막길로 고생하긴 보담은
일단 왕시루봉에서 급경사의 내리막인 느진목재로 하여,
초행코스지만 문수사쪽으로 가는게 거리 및 시간이 단축되고
일단 도착하면 완만한 포장길로 걷기가 훨씬 수월 하여
K2의 고생도 좀 덜할 것 같습니다.
선교사 휴양촌 뒤 사면으로는
눈발로 인한 상고대 꽃이 가지 마다 피어 있고.
이곳의 지킴이 아주머니에게 식수를 구한 뒤 다시 돌아 나와 출발했습니다.  
단체 산행팀은 왕시루봉을 몰라서 그런지 제대로 가질 못했습니다.    
왕시루봉 직전의 조그만한 봉우리에서 되돌아선 발자욱이 보입니다.
왕시루봉 직전과 그 이후엔 아무런 발자욱 흔적도 없습니다.
K2에게 맘을 단단히 먹으라고 한 후에  
이젠 제가 홀로 러셀할 때가 왔나 봅니다.
무릎과 허벅지까지 빠지는 눈길을 헤치고
내리막에선 미끄러지듯 내려갑니다.
일부 능선구간 평지에서는 허리까지 빠지는 눈밭을 헤쳐가다
힘들게 뒤따라 오는 K2가 내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가다 거리를 유지하며 발걸음을 늦춥니다.
아픈 다리를 절뚝거리며 스틱 두개로 몸을 유지하며서
따라오는 K2가 측은해 보이지만
지금으로선 어찌 할 방법도 없습니다.
평소처럼 나홀로 할 걸 저 고생하는 걸 보니
괜히 산행 계획을 애길 했나 봅니다.
내려오는 능선상 북쪽에서 불어오는 칼바람이 매섭지만
추위를 느낄 겨를도 없습니다.
눈꽃 심설 산행을 기대 했건만
강풍으로 나뭇가지 눈송이는 다 떨어져 없고  
심설 러셀하는 고생뿐입니다.
벗어 본 고어텍스 자켓 내부에는
발산된 땀으로 하얗게 서리가 끼어있고.
느진 목재에 도착. 잠시 휴식을 취하고 문수사 쪽으로 내려갑니다.
눈속에 파묻힌 길이지만 드문 드문 아주 낡은 리본과
빨간줄로 매어 길방향을 표시해 놓았습니다.
두세곳 서울대남부산림연습팀이라는 리본도 있습니다.  
어림풋히 눈이 패인 길 흔적을 찾아 따라 내려갑니다.      
문수골 계곡!
여순 반란 사건후 이곳 지리산에서  
빨치산들이 반란의 댓가로 메아리 없는 공허한 울림처럼
추위과 굶주림 그리고 처절한 죽음으로 인정받지 못한
골짜기 마다 잊혀간 헐벗은 투쟁인 피의 역사를 흩뿌리며
스스로 택한 고난과 험난의 길로 들어서는
첫 여정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아마 이곳 지명과 같은 이름인 문수.
문수보살에게서 쫓기는 자들이 자비로움를 바라며,
이곳으로 보살의 따뜻한 품에 있고자 첫 길을 택하였는지도 모릅니다.      
그 길을 지금은 K2가 다리를 절뚝거리며 내려오고 있는 겁니다.
문수사 입구 포장도로에 도착하니 지는 해는
왕시루봉 서쪽 사면을 고운 피빛으로 물들이고 있습니다.      
문수사에서 기르는 반달곰은 다음에 기회에 보기로 하고
눈이 다져진 포장 도로에 따라 터벅 터벅 내려옵니다.
한결 수월한 밝은 표정의 K2의 발걸음도 보기 좋지만
어둠속에서 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왜 이리도 길고 지루한지...
개짖는 소리조차 드문 계곡 저수지 댐 아래 마을로 도착하여
올 한해의 첫 지리 산행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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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산중에서 체온 관리를 잘못한 건지
저번 독감으로 고생 했었던 목감기가 재발 했습니다.
동네 의사 선생님 왈 “애궁! 어제 무리 하셨네요”
제발 저번처럼 고생하지 않길...
      



중봉 (2003-01-06 19:05:05)  
<조박사>님....
이번 주말의 그 폭설속에서도 왕시루봉을 오르셨군요?
선두에서 러셀한다고 수고 많았습니다.
독감 빨리 나으시어 다음 산행때는
더 멋진 산행이 되시기를....
조박사 (2003-01-06 19:14:48)
격려 고맙습니다. 항상 좋은 지리산행이 중봉님과 함께 하시길 빕니다.


1175   새해 인사 드립니다.. [1]  서한태 2003/01/03 4416 960
1174   괜히 미안한 마음.. [1]  왕이쁜이 2003/01/06 4519 897
  올해의 첫 지리 산행... [2]  조박사 2003/01/06 4554 853
1172   죄송합니다..전화번호 남겼습니다..^^ [1]  낙화유수 2003/01/10 4664 981
1171   아름다운 것들....^^* [1]  jirilove 2003/01/15 4318 896
1170   보고싶은 중봉님께..^.~ [1]  왕이쁜이 2003/01/17 3920 805
1169   환상적인 야간 눈꽃 산행... [1]  조박사 2003/01/23 4767 926
1168   소복히 내리는 눈속을 다녀오셨다니 부럽기만 하군요!! [1]  낙화유수 2003/01/27 4058 753
1167   안부....  .... 2003/01/29 4643 876
1166   설 연휴 잘 보내기기 바랍니다......  중봉 2003/01/30 4046 727
1165   고향앞으로 카운트다운 시~작..  jirilove 2003/01/30 4661 1017
1164   새해 소망....  중봉 2003/02/01 4514 970
1163   지리산에 많은 눈이 내렸다는데....  중봉 2003/02/04 4577 933
1162   지리산에 갑니다.. [1]  서한태 2003/02/14 4500 975
1161   잘 다녀왔습니다.. [1]  서한태 2003/02/17 5027 1044
1160   아름다운 우리산....<퍼옴>  중봉 2003/03/08 4604 820
1159   면허증 취득을 축하드립니다......!! [2]  낙화유수 2003/03/13 4473 920
1158   김민기님의 봉우리(퍼온 글).... [1]  중봉 2003/03/14 4486 966
1157   천성산 내원사 드라이브....  중봉 2003/03/25 4691 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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