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주인장 소개지리산에 대한 간략한 소개등반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
지리산 산행 후기가 있는 곳입니다
칼럼
어떤 이야기든 자유롭게 나누세요. 단, 광고글이나 악성 루머글은 사절.
지리산에 담긴 추억
지리산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환영
홈페이지에 놀러온 소감을 남기세요...


   반야(2002-10-17 12:01:21, Hit : 6803, Vote : 2128
 http://www.jiriphoto.com
 폭풍의 언덕에서....



[우씨~~!
평일에는 날씨만 좋더니만…..휴일만 되면 왜이러냐…..
낼 출근 후 휴가라도 내어버려야지…..]

어제 지리에서 돌아오는 차안에서 황금들판을 향하여 내볕은 말이다
주말에 되지 않으면 주중에 가면 되겠지…..

출근 후 바쁜 일을 정리하고 휴가신청을 하였다
지리로 가기 위하여……

어제산행의 피곤함이 가시기도 전에 다시 지리로 간다.
지리로…지리로….왜 가는지 난 잘모른다
그저 발길이 그곳으로 향 할 뿐이다

퇴근과 동시 어제 풀지도 않았던 배낭을 챙겨서 지리로 향하는 나의 뒤통수에 쏟아지는 가족들의 눈총이 따갑기만 하다
음….돌아오는 주말에는 애들과 지리자락을 찾아야지……..
(우리 애들 어디 가자고 하면 당연 이젠 지리로 가는 줄로 안다…..)
(사실 애들은 지리산보다 놀이동산이 더 신나고 좋아 하는데….)
아빠 잘못 만나서리……거참.

저녁도 굶고 지리를 보겠다고 내처 달려온 뱀사골….
닫힌 식당문을 두들겨 주인내외를 기어코 깨우고 따뜻한 버섯탕 한 그릇 얻어먹었다
늦은 시간인데도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고 버섯부침개까지 내어주는 지리산 산채식당 최성영 사장님 내외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밥 한 그릇의 정을 얻어먹고 차는 다시 산길을 올라 정령치에 다다른다

반달은 거의 기울어 산등성이에 걸쳐있고,
하늘엔 별들이 총총하다
달빛은 조금씩 노란빛이 든다
내일도 비가 오려나...
야간산행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밤이지만 왠지 내키지 않는다
텐트를 펼 마음도 없어졌다

그 옛날 마한 피랍시절 정장군의 혼이 서려있는 정령치….
그 정장군께서 일기를 짐작하시고 발길을 붙들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일이
두어시간 후에 벌어질 줄이야……

차에서 침낭과 함께 대충 구겨서 선잠이 들었는데 빗방울을 듣는다
대수롭지 않게 다시 잠을 청하는데

번개가 한 두어번...그러다 하늘이 찢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차체를 통째로 흔들어대는데
벼락을 맞거나 바람에 날려가 버릴 것 같다
침낭속에 머리를 파묻고 밤새 벌벌 떨면서,
지은 죄가 많아 가슴이 졸아든다
이렇게 내가 지구에서 사라진다면
남아 있는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기억할까...이런 허망한 생각까지 들게하는
정령치에서의 새벽,
폭풍의 언덕

여섯시가 되어가는데 날이 밝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일곱시,,사방은 운무로 흐리나, 그래도 태양은 떴는지 주변이 조금씩 구분된다
언제 그랬냐는 듯
사랑하는 사람과 지상으로 내려가라는 듯 구름이 걷히며 길을 내어주었다

만복대에서의 운무 휘날리는 아침을 기대했건만...
하지만 아쉬움을 가슴에 쌓기 시작한다면 지리를 다닐 수 없을 것이다

정령치를 뒤로 하고 내려오는데 구름이 빠른 속도로 걷힌다
풍경은 마음으로 보는 것, 아쉬움을 접자



산자락 곳곳에 지리의 가을이 조금씩 보인다
해가 나면 나는 데로 흐리면 흐린 데로 지리는 거기에 있으니까

뱀사골로 들어간다
와운교 초입에 차를 대고

평일 이른 아침 사람 흔적이 없는 계곡에는
바람과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와 색을 막 드러내기 시작한 단풍과
물빛을 머금은 바위와 이름모르는 까만 새 한마리



지난 밤 지나간 작은 폭풍에 떨어진 나뭇잎들은
물길을 따라 흘러가거나
물길을 따라 빙그르르 돌다가
물길을 잡아주는 낙엽댐을 만들기도 한다



구름이 몰려가며 해를 감추기도 하고 내놓기도 하면서
계곡에는 빛이 들었다 사라진다

바람에 낙엽들이 우수수 떨어져 물 위로 착지하기까지는
아주 잠깐일 테지만
나무를 떨어져 나와 다른 세상으로 감겨 드는 그 순간이
나는 아주 길게 느껴진다
저 순간을 사진으로 잡아낼 수 있을까
매일 매일 연속인 것 같지만
우주는 연속과 불연속이 공존한다
순간과 다음 순간, 그 사이
사진, 사랑이 그 사이를 메워 줄 수 있을까

뱀사골의 가을 풍경에 묻혀 잠시 세상을 잊고 놀다 오다

어느덧 계절은 가을을 지나고 있나 보다
아직도 가야할 능선…..
낙엽 쌓인 산길…..
촬영해야 할 사진
체취를 느껴야 할 지리 내음이 가득한데
이렇게 또 한 계절은 간다
나의 의지 나의 생각과는 무관하게…..







  폭풍의 언덕에서....  반야 2002/10/17 6803 2128
14   NATE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반야 2002/10/11 7968 2714
13   가을의 그 중심에 서서~~! [1]  jirilove 2002/10/02 5461 1262
12   지리산 산불 [2]  지후 2002/10/01 5478 1218
11   10월의 첫날입니다.  중봉 2002/10/01 5403 1170
10   허~~~~ [4]  WOORI 2002/09/27 5345 1201
9   안타까운 마음이 그득하여 이렇게~~ [1]  장기현 2002/09/25 5142 1177
8   내사랑 지리산은 어떤 모임인가요? [1]  사계 2002/09/17 5317 1195
7   따스한 사랑방대화를 ^^ [1]  장기현 2002/09/17 5583 1456
6   반갑습니다 [1]  주산지 2002/09/15 5248 1260
5   드디어... [2]  WOORI 2002/09/12 5288 1140
4   시대적 동질감에 아픔이 생각나네요.. [1]  사계 2002/09/09 5112 1261
3   자주 찾겠습니다.. [1]  해운대 2002/09/09 5419 1306
2   지리를 닮은 사람에게..... [1]  반야 2002/09/08 6701 1959
1   서당개 삼년이면...... [1]  어떤놈의 친구 2002/09/07 5443 1223

[이전 10개] [1].. 61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zero
this site gives the best view on res. 1024x768,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