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주인장 소개지리산에 대한 간략한 소개등반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
지리산 산행 후기가 있는 곳입니다
칼럼
어떤 이야기든 자유롭게 나누세요. 단, 광고글이나 악성 루머글은 사절.
지리산에 담긴 추억
지리산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환영
홈페이지에 놀러온 소감을 남기세요...


  중봉(2008-01-02 21:48:38, Hit : 4043, Vote : 558
 http://jirisanlove.com
 간절곶...서생 등대의 추억...

[20여년전 처럼 어느 연인이 간절곶 바다를 바라다 보고 있다...]



1980년 6월의 어느날...
부산진역에서 스물살의 남녀가
동해 남부선 완행 열차를 탑니다.
광주항쟁으로 대학은 긴 휴교에 들어가서
교문은 굳게 닫혀버렸고,
우린 또한 긴 방황에 들어갔지요...

완행열차는 서생역에 우리 둘을
내려놓고 울산으로 떠나갑니다.
구멍가게에서 부라보 콘 두개와
우유,과자 몇봉지를 싸서,
등대까지 시골길을 걷기 시작하였지요...

둑을 따라 제방을 걸으며 둘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서로의 감정을 확인한다고,
웃음이 떠나지 않았나 봅니다.

둑에는 어미소 한마리가 있었답니다.
소를 무서워하는 그녀는
자꾸만 제 옆에 다가옵니다.
저는 싫지 않는 표정으로
약간은 떨리는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고 소를 피해서 지나갑니다.


[그때 그 하얀 서생등대는 꽃단장을 하였다...]



등대까지는 버스를 타고 가야 할 거리인데,
유월의 무더위에 땀이 송송 맺히는 줄도 몰랐답니다.
드디어,하얀 서생등대에 도착을 했습니다.

탁트인 바다가 가슴까지 시원하게 합니다.
파도가 부서지는 바닷가에 앉아서 이제서야
부라보 콘 포장지를 뜯어봅니다.
유월 날씨에 아이스 크림은
물이 되어  마구 흘러내립니다.
줄줄 흐르는 모습에 우린
얼굴을 마주보며 마구 웃었답니다.

접는 우산을 들고 있었는데,
그녀는 말끔하게 다시 정리하여 접어줍니다.
우산을 접는 아름다운 손을 보며,
저는 가벼운 떨림을 느낍니다.


[이젠 그리움만 남은 서생 등대에서 바라본 간절곶 앞바다...]



그날 데이트 하는 내내 스무살의
대학생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벅찼지만,
우린 순수함을 잃지 않았답니다.

몇번의 만남이 지속된것 같군요...
해운대 백사장에 자리잡은 FM 커피숍이
단골 데이트 장소였습니다.
먼저 백사장에서 기다리면,
저멀리 걸어오는 하얀 원피스 입은 그녀의 모습이
보이는 순간 저는 가슴이 터질것 같았지요...

그녀의 신입생 환영회 파트너로 초대를 받아
처음으로 만났을때 저는 소위 말하는
퀸카에 놀라지 않을수 없었답니다.
나중에 미스 코리아 본선에
선발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지요...


[간절곶에는 모녀상이 외럽게 서 있다...]



그녀와 이별의 시기심이 찾아온것은 일년 뒤였습니다.
1981년 5월의 어느날 저는 모대학 교정에서,
민주 선언문을 배포하다가 집시법 위반으로
구속되어 구치소에 갇히는 몸이 되었지요...

지금도 생각 납니다.
5월 첫 토요일에 해운대에서
데이트 약속이 있었는데,
그날 저는 구속된 것입니다.

운명의 신은 이렇게
우리 둘을 갈라 놓았습니다.

일년 뒤....
우린 다시 만났습니다.
남포동 무아 음악실과 용두산 공원을 오가며
그동안 못다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미 우리 둘 사이에는 틈이 생겨 있었습니다.

그녀는 친오빠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난 뒤에 저를 만났다고 합니다.
오빠의 모습과 생전의 추억을
저를 통해서 찾았나 봅니다.

제가 그 당시,
공부한다고 만나지 말자고 했을때...
학교까지 찾아와서 저를
기다렸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스무살의 젊은이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지금도 궁금하답니다.


[등대 앞 꽃밭은 이젠 세월이 많이 흘렀음을 말해준다...]



피천득님의 인연처럼...
마지막 만남은 없었으면 했지요...
낙엽이 떨어지는 11월 어느날...
용두산 공원은 너무나 쓸쓸 했습니다.
우린 그렇게 악수도 없이 헤어졌답니다.

20년 이상이 지난 지금...
이렇게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는 것은
우리 사랑이 너무나 순수했다는 것이겠지요.

프로방스 목동과 아가씨 이야기는 아니더라고,
서로를 배려하고 남녀보다는 인격적으로
존중했기에 늘 상대를 이해할려고 했습니다.

사랑은 만남도 중요하지만,
헤어짐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요?

웃으며...
서로 따뜻한 악수를 나누며...
안녕이라고 말할수 있는 헤어짐...
그런 이별속에 추억은 늘 살아있을 것이지요...


[미모의 세 여인과 함께한 서생등대 여행...]


얼마전 간절곶에 정말 오랫만에 다녀왔답니다.
이번에도 이쁜 미인 세명과 함께...
아내와 나빈이...그리고 아내 친구...
모두 추억속의 그녀처럼 미인입니다.

세월이 너무나 흘러서 그때의
추억의 파편은 어디에도 없었답니다.
혼자서 바다를 한참을 바라다 보았지요...

지금 이곳은 여름을 재촉하는 비가 축축하게 내리고 있습니다.
만남과 헤어짐이 아름답게 생각나는 고요한 저녁입니다.





공지   이방의 성격...  중봉  2009/04/21 3097 586
93   추억의 왕시루봉 능선...[1989.10 ] [2]  중봉 2015/03/25 1946 357
92   지리산 단성의 왕이쁜이님... [2]  중봉 2012/02/28 3051 315
91   추억은 아름다운 것...  중봉 2012/01/11 2578 462
90   촛대봉 구절초는 어디에...  중봉 2011/09/05 3295 482
89   나의 지리산 30년...  중봉 2011/02/01 3455 462
88   장당골 가을이 그립습니다. [2]  중봉 2010/11/09 3237 485
87   추억의 지리산...옛 장터목 산장에서...  중봉 2010/05/08 3259 528
86   추억의 사진... [3]  중봉 2009/03/20 4070 573
85   가을이면 생각나는 인터넷 이전의 지리산... [2]  중봉 2008/10/14 3907 608
84   가을에 걷고 싶은 지리산길 10군데... [5]  중봉 2008/10/08 3984 526
83   지리산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5]  중봉 2008/06/20 3686 646
82   ♬ Turning ...  중봉 2008/04/12 3330 534
81   낭만 드라이브...  중봉 2008/04/04 3426 646
  간절곶...서생 등대의 추억...  중봉 2008/01/02 4043 558
79   걷고 싶은 한신지곡...  중봉 2007/09/28 3438 576
78   가을에 가고 싶은 곳 미천골... [2]  중봉 2007/09/27 3797 583
77   5.18 ... 화려한 휴가...  중봉 2007/05/18 3317 542

1 [2][3][4][5][6]
 

Copyright 1999-2018 Zeroboard / skin by zero
this site gives the best view on res. 1024x768, all rights reserved.